[박물관 전시] 호모 사피엔스가 써내려간 일기장의 첫 장을 열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특별전,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 미래?’
기사입력 2021.06.02 15:39 조회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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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뿌리 01.jpg
전시를 둘러보고 있는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

 

 

 

[서울문화인] 우리가 인간이라는 부르는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지적인 동물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지구상의 어떤 동물보다 문명을 이뤄내었다. 그 지적 호기심은 우리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이 언제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호기심 또한 오래전부터 이어져오고 있다.

 

그렇다면 현생인류와 동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언제 출현 했을까? 이런 호기심에 조금 다가갈 수 있는 전시 '호모 사피엔스 : 진화관계& 미래?’ 특별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에 있다. 인류의 기원과 진화과정과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에 대해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아마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이래 가장 오래된 인류사를 다루는 전시일 것이다.

 

전시를 만나기 전에 우리의 인류는 언제 어디서 왔을까 잠시 알아보자. 1859년 자연선택을 통한 종의 진화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던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대하여(On the Origin of Species, 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the Preservation of Favoured Races in the Struggle for Life)가 출판되었을 당시만 해도 종교적인 믿음과 모순된다는 이유로 큰 논쟁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설로 받아지고 있다.

 

현재까지의 발견된 약 20여 종의 사람류 화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해 약 700만 년 전에 아프리카 유인원으로부터 사람과에 해당하는 인류가 분화해 나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람류 화석은 2002년 아프리카 차드공화국에서 발견된 약 600~700만 년 전에 살았던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Sahelanthropus tchadensis)이다. 만약 이전에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가장 오래된 원인류의 화석은 1974년에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화석인 루시라고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화석은 당시 탐사 팀이 당시 유행하던 비틀즈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다이아몬드가 수놓인 하늘의 루시)’라는 곡을 즐겨 들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루시는 약 200만 년 ~400만 년 사이에는 출현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cis)1m 남짓되는 키에 직립 보행을 했으며 뇌 용량은 400 cc 정도로 현대인의 1/4 정도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 300만 년~240만 년 전에 아프리카)와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 240~160만 년 전)의 공통 조상으로 추정되며, 하빌리스는 현생 인류와 같은 호모(Homo)속에 속하는 최초의 종이다.

 

그리고 약 150만 년 전에 등장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아프리카에서 출현하여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최초의 인류로, 현생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15만 년에서 25만 년 전쯤 나타나 전 세계로 이주했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가설도 학자에 따라 차이는 있고 또한 새로운 인류화석의 발견에 따라 변화될 수 있지만 인류의 기원은 대략적으로 이렇다. 그럼 이번 전시로 가보자

 

<프롤로그>

먼저 프롤로그에서는 20세기 초 영국에서 발생한 고인류학 최대의 사기사건으로 런던박물관장이던 아서 우드워드와 그의 친구이자 고생물학자인 찰스 도슨이 원숭이 턱뼈와 사람의 두개골을 조립하여 만든 두개골로 초기 인류의 화석이라고 발표한 사건인 필트다운인 사건과 함께 3D 모션 캡처 촬영 등 첨단 기법으로 제작한 실감형 콘텐츠 ‘700만 년 동안의 기억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필트다운인 사건<프롤로그>에서 소개하는 것은 종의 기원을 통해 던진 인류의 기원에 대한 물음이 종교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변화된 인식을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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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진화>

이어진 전시장에는 가장 오래된 인류화석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을 시작으로 수십 년 동안 가장 오래된 인류의 화석의 지위에 있었던 루시를 비롯하여 그동안 발견된 고인류 화석을 바탕으로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까지 700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전시장에 펼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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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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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본 인간, 손

 


<2부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

이어 프랑스 쇼베와 라스코 등의 동굴벽화의 영상이 펼쳐지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다양한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는 공간이 시작된다. 바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예술’, ‘장례’, ‘도구’, ‘언어와 기호’, ‘탐험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살펴본다.

 

 

동굴 벽화 01.jpg

 


이 공간에는 프랑스 쇼베와 라스코 등의 동굴벽화 자료, 사자인간, 비너스 조각, 동물 장식으로 조각된 창던지개, 뼈로 만든 피리 등의 조각품을 통해 호모 사피엔스의 예술세계를 접할 수 있으며, 이스라엘 카프제 석회암 동굴에서 발견된 카프제 무덤’(120,000~100,000년 전), 카비용 무덤(프랑스 카비용, 25,000년 전), 아렌 캉디드 무덤(이탈리아, 22,000년 전) 등을 통해 인류가 가깝게는 가족에서 집단 간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아울러 사후세계에 대한 인식이 있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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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23,000년 전 빌렌도르프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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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비용 무덤(프랑스 카비용, 25,000년 전)

 

 

뿐만 아니라 도구 영역에서는 세계 구석기의 기술체계와 한반도 구석기의 특징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 공간(높이 1.8m, 길이 12m)이 마련되었으며, ‘언어와 기호영역에서는 4만 년 전 무렵으로 추정되는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발견된 눈금을 새긴 돌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전시장 중앙에는 모든 생물종이 그물처럼 엮여 있는 지구에서 종의 다양성과 공생의 가치를 지향하는 실감형 콘텐츠 함께하는 여정을 체험할 수 있다.

 

 

눈금이 새겨진 돌 01.jpg
눈금이 새겨진 돌(단양 수양개 유적, 길이 20.0cm)

 

 

호모 사피엔스 전시장 01.jpg

 

 

호모 사피엔스 전시장 02.jpg

 

 

<에필로그 :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가 수만 년 동안 이뤄낸 문명보다 가까운 수천 년 동안 이뤄낸 문명이 월등하다.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는 유전자 가위, 인공지능 등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신의 영역에도 한 발을 들여놓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 생태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역시 긴 역사를 되돌아보면 인류는 연약한 존재였다. 하지만 과거에도 현재에도 인류가 계속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내가 아닌 우리가 서로 소통하며 협력해 왔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과거 자연적 위기에 의한 생물종 대멸종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인간 스스로의 자연 파괴와 핵폭탄 등에 의해서도 사라질 수 있는 것도 인식하게 되었다.

 

이처럼 마지막은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위치를 자각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에필로그>에서 던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류 진화 관련 주제를 다루고 있는 국립중앙과학관, 전곡선사박물관과 협업, 매머드 3D 프린팅, 3D 모션 캡처 영상물 등 새로운 기법을 적용 700여 점의 전시품과 영상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연출을 시도된 전시로 오는 926일 전시를 마치고 12월에는 국립중앙과학관에서 20224월부터는 전곡선사박물관에서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진화(進化)가 항상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 변화무쌍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느라 도퇴되느냐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더불어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의 지적 호기심 그 속에는 진화의 발견 속에 무수한 종의 멸종이 있었음 또한 함께 보아야한다. 이는 현 인류도 미래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또 다른 진화의 한 단계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 이 전시의 진정한 목적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싶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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